"경제위기 아닌데 장사는 왜 안되나"

중앙일보

입력

노무현 대통령의 "과장된 위기론이 진짜 위기를 부르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위기론을 부추기는 언론이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하루벌어 먹고 살기도 힘든데 과장이라니", "아직도 남탓인가"라고 질타했다. "아니라는 말만 하지말고 비전을 보여달라"는 주문도 잇따랐다.

인터넷 중앙일보에서는 노 대통령의 경제 인식을 비판하는 리플이 주류를 이뤘다. 아이디 'alswldkqktg'는 "위기가 아닌데 왜 신불자는 신기록을 갱신하고 국가부채는 5천년이래 최대치이며 생계형 자살자는 역대최대이고 대통령 스스로 밝혔듯 중소기업,영세상인등 서민은 더할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나요?

유비무환이라고 최고지도자는 언제 어떠한 시련과 난관이든 미리 챙기고 대비하는것 아닌가요? 더구나 국민이 자신감과 희망마저 잃어버린다면 말 그대로 절망상태가 될 것. 그렇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살피고 고쳤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안보이는군요"라고 썼다. "아직도 대통령은 언론과 야당에게 책임전가를 하고있다. 경제위기를 위기라고 하는데 과장되었으며 이것이 위기를 불러온다니.

"아직도 자만심과 오만, 그리고 편집증적인 열등감에 휩싸여 자신의 과오와 반성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낙관주의와 자만심이 경제와 안보, 그리고 국론의 위기를 불러오는 것인데도 반성은 커녕 책임전가만을 하고 있으니 이러한 태도로 인하여 이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 아닌가(fillcomm007)"는 의견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에 비해 서프라이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에서는 노 대통령을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게시판에서 '나스'는 "지금의 경기위축은 원유가 상승및 부동산상승으로 인한 단기적인 위축에, 나라가 어려워져야 유리하다는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장단맞추기에 현혹된 어리석은 국민들의 혼돈에서 비롯된 것이다. 언제 힘들지 않았던 적있었나? 우리경제 성장은 지금의 상태보다 항상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지금의 사회는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세력이 조중동으로 국민을 세뇌시키며, 그들의 돈줄인 재벌들을 조종하여 대통령이하 정치 경제를 자신의 입맛대로 조종하려는 작태이다. 어리석은 국민들은 한나라를 멀리하고 조중동을 폐간하며 재벌들을 해체하는것만이 우리가 이만불시대를 갈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서프라이즈의 '마케터'는 "정말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은 더 이상 소비를 줄일래야 줄일 건덕지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상위대상은 신용과 소득에서 좀더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들이 위기론에 근거하여 소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게 위기론이 더 진짜 위기를 부른다는 논리의 핵심입니다. (중략) 따라서 대통령은 계속해서 '과도한 경제위기론 전파'와 맞서 싸우고 국민들이 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안정을 시켜주는 일을 해야합니다"라며 "위기론을 부추기는 언론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어려은 상황일수록 긴장하지는 것까지는 좋은데 괜한 정치적 목적으로 현 상황을 지나치게 호도하여 상호간의 분열과 증오를 조장하여 진짜 위기로 번지지 말게 합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게시판에서조차 반론이 잇따랐다. 오마이뉴스 게시판에서 '시민'은 "장사가 안되어 죽을 지경인데 과장이라니, 딴나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서민경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하루벌어 하루살기도 힘든세상에 과장이라니, 내참"이라고 썼다. 서프라이즈, 프레시안에서도 "문제는 가진자들이 돈을 안푸는것이 아니라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다수 소비계층들이 소비할여력이 없다는 거다. 연금법.조세법 등등 언론개혁만 주장하지 말고 이런 민생현안들부터 어여 빨리 개혁해라. 조중동, 한나라당 박멸이 개혁의 시작이자 끝이지? 지겹다. 이젠"이라거나 "우리 시장장사꾼은 경제위기로 느낍니다. 외환보유고? 누가 뭘가지고 진단을 내리든 시장 아재, 아짐 삼삼오오 모여 하루종일 개시 했냐 안 했냐로 장사 이야기 나오면 울덜은 경제위기로 봅니다. 작금은 크나큰 위기입니다"는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노 대통령의 대응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중앙일보 게시판의 'coleej'는 "같은 표현이라도 대통령답게 품위있고,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사용을 해야 한다. '과장된 위기론'이라는 표현보다는 '상당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충분한 감당할 만한 수준이며, 경제는 심리가 중요함으로 보다 긍적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 이런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격이 맞을 듯"이라고 지적했다. 프레시안의 한 독자는 "정말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뭔가 확실한 정책을 내어 놓고 '지금은 어려워 보여도 이런 정책을 지금 준비하고 있고 시행하게 되면 이런식으로 진행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믿어달라'라고 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불안감을 가시게 해 줘야 할텐데 그런 노력은 하나도 없고 주변에서는 다 위기다, 힘들어 죽겠다고 난리인데 아무 대책도 없이 그저 말로만 '위기 아니다. 탄탄대로다'라고 하면 그걸 누가 어떻게 믿을수가 있냐? 체감 현실과 다른 소리만 해 대니 오히려 불안감을 더 가중시키면 가중시켰지. 매일같이 그저 '위기 아니다. 조중동이 문제다'라고 앵무새같이 떠들어 대지만 말고 뭔가 확실한 그리고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정책을 내어 놓고서 위기가 아니라고 떠들어라"며 "지금 하는 꼴은 벌써부터 나중에 혹시 잘 안되면 '것봐라. 위기 아닌데도 니네가 자꾸 떠들어서 진짜 위기로 가 버렸지 않냐'는 식으로 발 빼기 위한 핑계거리 만들기로밖에 안보인다"고 질타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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