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산하대학 졸업앨범 독점 - 제작업체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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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총련 산하 대학의 대부분 학생조직들이 졸업앨범 독점사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총학생회등의 비합법적 활동에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수도권지역의 대학앨범 시장규모는 연 1백50억원 규모로 이중 최소한 10%에 해당하는 15억원 정도가 리베이트(사례비)로 각 대학의 학생조직 비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10여개 주요 대학의 졸업앨범 전문 제작업자인 姜영석(가명.35)씨는 12일“A대학에 1천7백만원,B대학에 1천5백만원등 지난해말과 올해에 걸쳐 1천5백만~3천만원의'스폰비(스폰서 비용.리베이트를 의미)'를 해당 대학의 졸업준비위원장에게 각각 건네주었으며,이 돈은 대부분 총학생회에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姜씨는 자신의 비자금 통장 거래내역을 공개해 증언의 진실성을 입증했으며“검찰과 경찰이 기성 정치인 뺨치는 학생조직의 비자금조성 과정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姜씨에 따르면 수도권지역 대부분 대학의 졸업준비위는 통상 총학생회와 별도 조직으로 돼 있으나 학생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간부들과 인맥형성이 돼 있어 앨범업자→'졸준위'→학생회의 비자금 전달 채널이 형성돼 있다는 것. 한총련 의장 대학인 전남대는 수도권 대학들과 달리 총학생회가 직접 앨범업자를 선정해왔으며 올해초 리베이트 5천만원을 요구하며 새로운 업자와 거래를 맺으려다 거절된 사실이 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또 한총련의 주력인 C대학의 졸준위가 3개 앨범 제작업체에 리베이트 액수 제시를 요구해 그중 5천만원을 제공하겠다는 업체와 계약을 했다고 밝히고,이 돈의 대부분이 이 대학 총학생회 산하 투쟁단체인'사수대'의 활동자금으로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姜씨는 자신이 거래하는 대학의 졸준위원장으로부터“총학생회에 전달되는 비자금은 한총련과 총학생회 간부의 도피및 활동자금,시위학생들의 도시락 비용.시위용품 구입등 비합법적인 활동에 주로 사용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총련의 연세대 점거사태 후 검찰은 학생운동의 자금원 수사과정에서 서울시내 앨범업자 10여명을 조사해 이중 S업체에 조세포탈혐의로 1억5천만원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기 기자

<사진설명>

한총련소속학생 31명이 12일 서울 명동성당앞 계단 난간에 자신들의 몸을 쇠사슬로 묶은채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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