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42번가' 이렇게 보면 더 재미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오는 17일부터 7월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42번가'는 지난해 공연했던 작품을 수정.보완해 다시 올리는 재공연작이다.

그러나 단순히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다는 뜻의 앙코르 공연과 달리 제작사측(삼성영상사업단)은 여러면에서 새롭게 고쳤다는 의미로 '리바이벌 공연'임을 강조하고 있다.때문에 지난해 봤던 사람이건,이번에 처음보는 사람이건 충분한 사전지식이 있으면 훨씬 재미있는 관람이 될 수 있다.

▶내용='42번가'는 80년 8월 데이비드 메릭 연출,해리 워렌 음악,가와 챔피언 안무로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됐다.이듬해 시즌오프하면서 토니상 작품상과 안무상등을 휩쓴 브로드웨이의 고전.뮤지컬 코러스걸을 꿈꾸는'촌뜨기'(페기)가 선배(도로시)의 틈을 비집고 화려하게 스타로 탄생하는 이야기. ▶관람포인트=여느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또한 스토리텔링이 중요시되지는 않는다.대신 시종일관 빠른 비트의 리듬에 맞춘 출연자들의 현란한 탭댄스가 볼거리.귀는 활짝 열어놓고,눈은 배우들의 몸놀림을 주시하면 그만이다.

▶출연배우=국내 뮤지컬 배우중 최고 기량의 배우들이 총출동.자타가 인정하는 최고 스타인 댄스 트레이너 앤디역의 남경주를 비롯,'명성황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민수(빌리).이정화(도로시).최정원(애니).송영창.김성원등이 나온다.

주인공 페기역을 놓고 벌이는 신예들의 불꽃대결도 관심거리.지난해 오디션으로 뽑힌 임선애(28)와 올해 새로 뽑힌 양소민(20)이 맞붙는다.또한 엘리자베스 차니등 6명의 외국배우가 함께 출연,국내 배우와의 비교관람 기회도 있다.

▶음악과 안무=작곡가 해리 워렌은'브로드웨이의 자장가'등으로 세번씩이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뮤지컬 음악의 베테랑.주제곡 '42번가'를 포함해 모두 12곡의 뮤지컬 넘버는 경쾌하면서도 듣기 편한 발라드와 재즈풍이다.

미국에서 도입한'뮤직 딜리버리 시스템'이 배우나 연출자의 의도대로 박자나 키를 조정,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를 그대로 재현한다.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분야는 안무.지난해가 탭댄스의 기본(17가지 동작)에 충실한 무대였다면 올해는 보다 세련된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를 위해 브로드웨이의 안무가 레지나 알그린을 데려와 2개월 이상 고난도 테크닉을 연마시켰다.

▶이밖에'42번가'는 14개의 대형 무대세트를 활용한 빠른 무대전환,40명의 배우가 입고 나오는 3백여벌의 무대의상도 더없는 볼거리다.

지난해 이와 유사한 내용의 창작뮤지컬'쇼코미디'를 선보였던 연출자 배해일씨는“호암아트홀보다 공연장이 커진 만큼 보다 스펙터클한 장면을 많이 넣었다”고 말했다.공연시간은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7시30분,일 오후3시.6시(월 쉼).02-508-8555.

<사진설명>

뮤지컬'42번가'는 탭댄스의 경쾌한 리듬을 좇다보면 내용까지 드러나는 가장 브로드웨이적인 작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