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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치 하락 -고용 불안 - 고물가 3대 요인에 서민들 지갑 닫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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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금융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 감소, 물가 불안까지 겹쳐 서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소비 부진의 3대 요인과 정책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물가 급등, 일자리 창출력 저하, 금융자산 가치하락 현상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감소의 원인 중 하나가 금융자산의 가치하락에 따른 ‘역자산 효과’다. 지난해 3분기 중 개인의 금융자산은 1724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반면 금융부채는 851조6000억원으로 2.2% 늘어났다. 이는 주식시장의 침체에 따른 것이다. 개인소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2007년 265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57조3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일자리도 많이 줄었다. 지난해 1월 취업자 수가 23만5000명이었으나 10월 이후 1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12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1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로 인한 소비 증가는 1.3%에 그쳤다는 것이다. 물가 불안도 소비 부진을 가중시켰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4.7%를 기록했다. 그만큼 실제 소득이 줄어든 셈이라 소비도 따라서 줄었다는 것이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올해 물가 상승은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할 것”이라며 “가계가 금융자산 축소에 대응해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을 시작할 경우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수출을 통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의 추가 급락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금리 인하와 재정 지출 확대 등의 적극적인 내수 부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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