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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충무로 영화에 첫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SBS가 극비리에 극장용 영화사업에 첫발을 들여놓았다.MBC의 경우처럼 SBS의 충무로'처녀진출'은 자회사인 SBS프로덕션(대표 표재순)이 맡았다.

이미 지난달 24일 전국 40여곳에서 개봉돼 상영 2주만에 서울에서만 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3인조'(사진)가 SBS의 첫 영화다.

'3인조'는 충무로 출신 박찬욱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민종.정선경.이경영등이 주연한 풍자 코미디물이다.

흥행실패에 따른 투자손실을 우려한 SBS는 직접제작이라는'정공'보다'우회로'를 택했다.영화제작사 시네2000(공동대표 이춘연.유인택)이 지난해 12월말 크랭크인한 작품에 제작비 전액(14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의 경우 감독.연기자 캐스팅이 이뤄지고 판권문제등이 논의되는 단계에서 투자여부가 결정되지만 영화촬영이 거의 다 끝난 4월께에 제작비 지원이 전격 결정된 것만 봐도 SBS가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와 관련,익명을 부탁한 SBS 한 관계자는“지난해부터 극장용 영화진출을 모색해왔지만 충무로식 영화제작법에 익숙지 않아 투자손실등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왔다”고 밝혔다.

영화계 관계자도“SBS가 당초 S.M영화사등과 접촉하다 친분도 두텁고 제작비 부풀리기의 위험성이 적은 영화사를 파트너로 삼아 간접투자한 것”으로 해석했다.

SBS의 영화진출은'공개적으로''자사 PD를 감독으로 데뷔'시킨 MBC의 경우와도 다르다.MBC는 지난 1월 제작비 20억여원과 간판 황인뢰 PD를 투입,7월 개봉을 목표로'꽃을 든 남자'를 제작중이다.

SBS가 극비로 영화에 간접진출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수업료'도 내지 않고 목돈을 벌려는 안전지상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김종학(인샬라).이진석(체인지).고석만(쿠데타)등 방송사 PD출신 감독들에게서'프런티어 정신'을 한수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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