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지자체한국자본유치작전>上. 기타쿠슈 - 히비키나다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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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기타큐슈시의 해안매립지 히비키나다(響灘)지구.바다를 향해 남서쪽으로 비스듬히 서서 망원경을 들여다보면 쓰시마(對馬島)가 보인다.그 건너편이 부산이다.이곳에서는 도쿄가 일본열도의 중심이 아니다.기타큐슈에 점을 찍고 컴퍼스를 돌리면 5백㎞ 안에 부산과 오사카가 들어온다.서울도 그 근방에 있다.도쿄는 1천㎞ 원을 그려야 겨우 들어온다.

전체면적 2천㏊의 광대한 히비키나다지구에는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부품공장들이 어우러진'자동차특구'의 꿈이 꿈틀댄다.규슈지역에 있는 도요타.닛산공장과 부산의 삼성자동차,울산의 현대자동차 공장등을 염두에 둔 이른바'한일해협 자동차회랑(回廊)구상'이다.현해탄을 끼고 약 2백㎞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국 동남부와 규슈의 자동차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수평분업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타큐슈시는 해마다 수십명의 한국관계자들을 초청하고 있고 지난해 8월에는 관.민합동으로 설립한'기타큐슈지역 활성화센터'의 조사단을 한국에 보내기도 했다.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삼성 일본본사 자동차부문의 정준명(鄭俊明)부사장은“모든 경비를 댈 테니 한번만 내려와 달라는 부탁을 뿌리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타큐슈시는 히비키나다지구의 땅값이 부산공단(평당 약 65만원)에 비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대한 한국측 반응은 아직 회의적이다.삼성의 鄭부사장은 “일본시장에는 세계에서 제일 깐깐한 소비자가 있고,땅값이 싸다 해도 인건비.유지보수비등을 합치면 아직은 진출비용이 너무 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도“동아시아의 허브(거점)도시가 되려고 노력하는 기타큐슈시를 대하노라면 지방자치단체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다”며 그들의 집요함에 대해서만큼은 찬탄을 아끼지 않는다. 김국진 특파원

<사진설명>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부품공장을 유치해'자동차특구'를 만들려는 히비키나다 임해공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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