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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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호 02면

일 년 중 가장 추운 ‘소한’에서 ‘대한’으로 가는 길목, 희망을 보았습니다.
대문 옆, 돌담 가까이에 심은 매화나무에 꽃눈이 올랐습니다. 어찌 이 혹독한 겨울에 꽃눈을 피웠는지 달뜬 마음으로 들여다봅니다.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검은빛, 초록 가지에 하얀빛, 연초록 꽃눈이 붉은빛, 자주 꽃받침에 올망졸망 매달렸습니다. 꽃눈을 감도는 빛이 따뜻합니다.

한겨울 내내 꽃눈은 어렵사리 제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합니다. 차갑게 몰아칠 겨울 바람과 쏟아질 겨울 눈을 버텨만 낸다면 이내 돌아올 봄날에 향기 가득한 청매 꽃을 탐스럽게 피울 겁니다.

지금 우리의 사정도 그런 듯합니다. 어렵다는 요즘, 꿋꿋이 견뎌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기 바랍니다. 매화꽃과 같이.


농사꾼 사진가 이창수씨가 사진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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