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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한국 스노보드” 강원체고가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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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07년 노키아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에어리얼(공중 동작)을 펼쳐보이고 있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김호준. [스포티즌 제공]

세계 최고 스노보더들의 경연장인 2009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스노보드선수권대회가 17일 강원도 횡성군 성우리조트에서 개막한다.

24일까지 8일간 펼쳐지는 이번 대회엔 세계 톱 랭커들을 포함해 50개국 1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기량을 겨루게 된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엔 주최국 한국도 국가대표 8명을 비롯해 21명을 출전시켜 내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출전권 확보에 나선다.

◆강원체고가 대표팀 주축=한국의 목표 달성 여부는 강원체고 동문들의 선전에 달려 있다. 현 국가대표 8명 중 4명이 강원체고 재학생이거나 입학 예정자다. 김호준은 3학년이고, 김용현·최보군은 2학년, 그리고 3월 입학을 앞둔 이광기(강원체중)군 등이다.

김호준과 김용현은 각각 하프파이프와 알파인 부문 국내 1인자다. 최보군(알파인) 역시 정상급 실력자다. 이들은 지난해 2월 열린 겨울체전 스노보드 부문을 독식했다. 김호준과 이라희(3학년)가 하프파이프 1·2위를, 김용현과 최보군이 평행대회전 1·2위를 차지했다. 국내 등록선수 183명 가운데 최고수 4명이 강원체고 선수인 셈이다. 이라희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이번 대회엔 불참한다.

국제대회에서도 이들은 이름값을 하고 있다. 김호준은 지난해 3월 스위스 레싱 FIS컵 국제대회 하프파이프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1위에 올랐다. 김용현도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하스 FIS컵 평행대회전(PGS)에서 6위를 기록했다. 김수철 대표팀 코치는 “미국 전지훈련 등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주최국 체면은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체고는 어떤 팀=춘천에 위치한 강원체고가 스노보드팀을 창단한 것은 3년 전이다.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태기 위해 주니어 최고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국내 체육고 중에서 유일한 스노보드팀이다. 이들이 성인무대에서까지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겨울 기술훈련과 여름 체력훈련 덕분이다. 여름 훈련 땐 수영·웨이트 트레이닝·기계체조 등으로 지구력·근력·유연성을 키웠다. 김호준은 “체조의 공중동작 훈련이 하프파이프의 덤블링, 곡예 레이싱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려움은 많다. 매년 2명씩 선수 충원을 계획했으나 지난해엔 한 명도 뽑지 못했다. 올해도 이광기 1명만 충원한다. 선수층이 얇아 일정 수준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드물기 때문이다. 신희주 강원체고 감독은 “스노보드는 대회 수도 적고 세부 종목도 몇 개 안 돼 우리끼리 경쟁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 하프파이프에서 내년 겨울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 상위 3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노보드크로스, 평행대회전, 평행회전 등 알파인에서는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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