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대우차판매 사장 “내 지분 전부 우리사주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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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자동차판매 이동호(51·사진) 사장이 15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 주식 전량(91만6032주, 지분율 3.1%)을 사주조합에 무상으로 내놨다.

이 사장은 지난해 초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 21만9997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3.1%까지 늘렸었다. 그는 당시 350억원을 주고 샀지만 주가 하락으로 이날 현재(종가 6390원) 평가액은 약 59억원이 됐다.

그는 지난해 초 경영권 방어와 직원의 가계자금을 지원해 주는 차원에서 우리사주를 3만8000원에 샀다. 돈이 필요한 직원들이 사주를 시장에 내다 팔면 경영권 차원의 지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사주조합에 주식 출연한 것에 대해 “최고경영자(CEO)로서 직원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회사원이 주식 투자를 하면 업무에 소홀해지니 직접투자는 하지 마라. 단지 회사 주식을 사면 퇴직할 때 부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주식이 많이 떨어져 이 사장은 직원들에게 자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했다고 한다.

대우차판매는 지난해 10월 이후 금융경색의 직격탄을 맞아 유동성 위기를 심하게 겪었다. 차량 판매와 건설부문 매출 비중이 7대3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건설부문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형태로 투자한 자산유동화증권 만기가 지난 두 달간 3500억원이 돌아오면서 차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요즘 제2금융권에서 대출 자체가 사라졌지만 차환 대출을 받더라도 금리가 20%에 육박한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건설업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은행들이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춰 1분기에는 금융경색이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달 현재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캐피털 등 여신전문회사의 금융경색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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