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문장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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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베네딕토 16세 문장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7일 자신의 문장(紋章)을 공표했다. 새 교황의 문장은 전임자 요한 바오로 2세의 문장보다 다소 복잡하다. 교황을 상징하는 열쇠나 교황의 관(冠.모자) 등은 대체로 비슷하다.

방패에는 곰과 조개 껍데기, 왕관을 쓴 무어(Moor)인의 두상(머리)이 그려져 있다. 곰은 바이에른 지역을 기독교화한 8세기 성인 코르비니안의 상징이다. 프랑스 출신인 코르비니안이 이 지역에 선교하기 위해 오던 중 곰의 습격을 받았는데 나중에 곰이 성인의 짐을 옮겨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조개 껍데기는 4세기 성인 아우구스티노의 상징이다. 교황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마지막 '무어인의 두상'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어인은 북아프리카 지역을 거쳐 이베리아 반도(스페인) 지역까지 차지했던 이슬람교도들이다. 일부에서는 "십자군전쟁 당시 아르곤 왕의 문장에서 따온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아르곤 왕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세력을 쫓아낸 기독교 왕이며 십자군전쟁 당시 무슬림을 학살한 주인공이다.

새 교황이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기 때문에 "이슬람에 대한 차별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있는 것이다. 교황청은 물론 이를 부인하고 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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