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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공동수상 일본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올해 71세인 이마무라 쇼헤이감독(사진)은 19일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부축받아야 거동할 수 있는 그는 영화제 초반에 이루어졌던'뱀장어'의 공식상영 이후 일본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대리수상한 주연배우 야쿠쇼 고지는“이마무라 감독이 경쟁부문 초청제의를 받고 굳이 응낙한 것은 일본의 후배감독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이마무라의 칸영화제 참석은 이번이 다섯번째로 83년'나라야마 이야기'로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이마무라감독은 귀국전 가진 기자회견에서“'뱀장어'는 일본작가 아키라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그는 동물과 관련한 다큐멘터리적인 작품을 많이 써 나의 흥미를 끈다.여기에서 뱀장어는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물체를 상징하며 영화 속에서 뱀장어가 겪는 운명(갇힘과 폐쇄)은 곧 주인공의 삶을 은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0년대 일본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郎)의 조감독을 지낸 이마무라는 58년 블랙코미디 '도둑맞은 욕망'으로 데뷔했다.60년대에 활발한 작품활동을 한 그는 79년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그린'복수는 나에게 있다',83년 노인들에게 자살이 요구되는 마을을 그린'나라야마 이야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을 드러내는 폭력적인 작품을 주로 만들어온 이마무라는 이번'뱀장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고 따스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는“나이가 들면서 실제로 나 자신이 낙관적이 됐다.이전에는 참을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포용할 수있으며 아무리 못된 사람이라도 재미있는 면과 감동스런 면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뱀장어'는 그가 89년 히로시마 원폭투하 이후 악몽같은 삶을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검은 비'이후 8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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