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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주체사상 논문 95년말 남한서 출간 시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노동당 비서는 95년말 주체사상과 관련한 자신의 논문을 남한내에서 은밀히 출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발간된 중앙일보 시사월간지'윈(WIN)'6월호에 따르면 黃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몇몇 남한 인사들과 접촉,문제의 논문인'인류의 광명한 미래를 위하여'원고를 건넸던 것으로 밝혀졌다.그러나 이 논문은 당시 국내사정으로 인해 출간되지 못했다.

'윈(WIN)'은 이를 입수,게재했다.

1백84쪽에 이르는 논문은 黃씨가 망명의사를 굳힌 96년 5월보다 1년여 앞선 95년 3월 작성된 것으로 黃씨의 심경변화를 엿볼 수 있다.

논문에서 黃씨는 김일성(金日成)사망이후 파행으로 치닫는 김정일(金正日)체제를 겨냥한듯“히틀러나 무솔리니같은 자들은 역사의 쓰레기의 전형이었으며 이런 인간쓰레기들에게 운명을 농락당한 사람들이 얼마나 불쌍한 존재였던가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또“말못하는 갓난아이가 왕위를 계승해 국가를 통치한다는 불합리를 봉건시대 사람들은 응당하게 생각할 정도로 인간의 자주정신이 마비당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문 서문(序文)에서“주체사상이라고 하면 조선(북한)의 김일성 주석께서 창시하시고 김정일 영도자께서 계승발전시켜 나가시는 정치적 지도사상으로만 이해되고 있다”고 전제한뒤“우리는 조선의 정치 지도사상으로서의 주체사상에 대해서는 논의하려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김일성 부자세습체제 구축에 주체사상이 이용된데 대한 불만 표시로 보인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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