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리 밝히는 사람에 전재산 다 준다던 김기섭씨 정말 재산 내놓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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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검찰이 18일 김기섭(金己燮)전안기부운영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그가 호언했던대로 자신의 재산을 다 내놓을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金씨는 수사가 착수되기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내 비리를 밝혀내는 사람에게 전재산(5억7천만원)을 다 주겠다”고 공언했다.그는 3월 안기부 퇴임때와 4월23일 국회 한보청문회에서도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누가 재산을 내놓으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도박'을 자청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金전차장은 93년 5월 대호건설 이성호(李晟豪)전무로부터“서초 케이블TV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원을 받는등 두차례에 걸쳐 1억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확정판결 때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구속영장 청구 자체만으로도 金씨의 결백 주장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심재륜(沈在淪)대검 중수부장은“金씨의 비리를 캐낸 검사가 누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여러 검사들이 자신이라고 주장하겠지”라며 농담을 건넸다.

만일 金씨가 자신의 약속대로 전재산을 내놓는다면 주임검사인 이훈규(李勳圭)중수부3과장을 비롯한 수사팀에 행운이 돌아가겠지만 金씨가 전재산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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