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패배 당한 유도황제 전기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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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유도의'자존심'전기영(24.마사회.사진)이 무너졌다.전은 16일 동아대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유도 86㎏급 결승에서 일본의 신예 후지타 히루미(21)에게 유효와 효과 한개씩을 내주며 패했다.

결승 경기 내내 무력한 경기를 펼치던 전은 종료 30초를 남기고 특기인 업어치기로 유효 하나를 만회하는데 그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97파리오픈 1위,97오스트리아오픈 1위,95세계선수권 1위등 전의 전적은 실로 환상적이다.

반면 상대인 후지타는 지난해 세계대학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 별다른 전적이 없는데다 오스트리아오픈에서는 전에게 한판으로 패했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수 위인 전이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내가 최강이라는'자만'이 가장 큰 적이었다.올해초 한판으로 간단히 눌렀던 선수와의 대결이라 마음을 놓았던 탓이다.

결승에 앞서 코칭스태프도 전에게“자만하지 말라”는 단 한가지 주문만 했다.그만큼 흐트러진 정신은 금물인 까닭이었다.전도“나도 모르게 자만했던 것같다”며“컨디션이 좋지 않고 새로 익힌 기술이 잘 통하지 않은 것도 패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후지타는 전과의 대결을 앞두고'필승'의 일념으로 업어치기 방어법등 많은 연구를 한 흔적이 역력,사전준비에서도 앞섰음을 보였다.전문가들은“전이 최강인 만큼 많은 선수들이 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며“이번의 패배를 계기로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고 연습에 매진해야만 최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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