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구해준 119에 구급차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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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19구급대의 신속한 후송으로 삶을 되찾았던 70대 할머니가 10여년간 푼푼이 모아온 용돈으로 보은(報恩)의 구급차를 기증해 화제다.주인공은 자신의 성명을 법명으로 밝힌 尹법성화(71.사진)할머니. 尹할머니는 40여년간 주부로 살면서 아껴뒀던 돈을 내놓아 1천3백만원짜리 구급차를 16일 종로소방서에 기증했다.

尹할머니가 종로소방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2월로 동대문구 신설동로터리에서 승용차에 치여 의식을 잃었다가 종로소방서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이대병원으로 후송됐다.1주일여만에 깨어나 이제는 보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해진 尹할머니는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구급차를 보시한 것이다.

현재 사이클을 가르치며 교습비로 불우청소년을 돕는 종로구여성자전거연합회 고문이기도 한 尹할머니는“이 구급차가 또다른 선행을 낳기를 기대한다”며 끝내 자신의 본명을 밝히지 않았다.

종로소방서장 박준호(朴準浩.60)소방정은“尹할머니는 기증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 몰래 구급차 사진을 찍어다가 자동차회사에 제작을 맡겼을 정도”라며“더 열심히 시민을 위해 봉사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기쁘게 받았다”고 흐뭇해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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