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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서울바로크합주단 공연 - 하피스트 곽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지난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바로크합주단 공연의 주인공은 미국인 스승과 함께'2대의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위촉해 초연한 하피스트 곽정(郭貞).오는 10월26일로 예정된 주빈 메타 지휘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의 협연자로 전격 결정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주자다.유에스 월드 앤드 리포트지의 대학평가 순위에서 줄리아드.인디애나음대를 뿌리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선 이스트만음대 출신으로 같은 학교 출신인 작곡가 데이비드 커틀러에게 작품을 위촉한 것.작품 제목은'장난감 환상곡'. 작곡자와 郭씨의 스승인 캐슬린 브라이드는 물론 이스트만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있는 지휘자 마크 깁슨까지 함께 내한해 세계 초연무대를 빛낸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이'환상곡'이었다.

'어린이를 위한 음악'의 범주에 속하는 이 작품은 영상.미술.무용과의 공동작업을 해온 작곡자의 경력이 말해주듯 연주효과와 '스토리 텔링'에 충실했고 다양한 타악기 음향을 적절히 활용해 장난감 인형이 무대에서 움직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한명의 타악기 연주자가 무대를 활보하면서 짧은 악구를 연주하는 모습은 주의력이 산만한 동심의 세계를 신체의 움직임으로 보여주었고 지휘자나 단원 모두 초연답지 않은 완성도로 청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세계초연이라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연주 직전 작곡자가 무대에 나와 프로그램에 나와있는 곡목해설을 장황하게 늘어놓았고 스토리 자체도 음악의 한계를 벗어날 만큼 복잡한 것이었다.이 줄거리로 한편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한다고 가정할 때 그 배경음악으로 생각한다면 문제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하프가 여성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현대적 감각을 손색없이 전달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인 곽정은 악장 사이마다 꼼꼼하게 다시 조율을 가다듬고 자신있게 연주에 임했다.타악기 못지 않은 음향의 파워를 과시했고 하프의 악기 속성상 자칫 흐려질 수 있는 선율의 윤곽을 명확히 해주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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