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동상 새로 만들지 결정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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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워질 동상을 놓고 벌어졌던 논란이 1년여 만에 일단락됐다. 서울시가 11일 기존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세종대왕 동상(사진左)도 세우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세종대왕 동상을 새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현재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올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당초 서울시는 2007년 12월 덕수궁 내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와 이순신 장군 동상 뒤에 세우기로 했었다. 그러나 반론이 거셌다. 두 동상 간 크기와 형태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자체 높이만 6.5m에 받침대를 합하면 무려 18.5m나 된다. 반면 세종대왕 동상은 자체 높이가 2.7m에 불과하다. 받침대를 더해도 6.7m밖에 안 된다. 또 세종대왕 동상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坐像)인 반면 세종대왕 동상은 서 있는 형상(立像)으로 서로 다르다. 세종대왕 동상의 조각가(고 김경승씨)를 둘러싼 친일 논란도 벌어졌다.

서울시 황치영 도심활성화 담당관은 “두 동상 간 차이와 친일 논란 등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자문위원회에서 가장 고심할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신규 제작=예산이 문제다. 서울시 이용심 1축정비팀장은 “세종대왕 동상을 유명 작가에게 맡겨 이순신 장군 동상 크기로 제작하려면 약 30억원이 소요된다”며 “최근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시민들이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제작 기한을 맞추기도 만만치 않다. 통상 일정 규모 이상의 동상 건립에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7월 예정인 광화문 광장 완공에 맞추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신규 제작한다면 최대한 완공 시점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동상 위치 2월 결정”=두 동상의 배치도 민감한 문제다. 당초 서울시 계획대로 이순신 장군 동상 뒤에 세종대왕 동상을 둔다면 크기 차이로 인해 정면에서 볼 때 세종대왕 동상이 보이지 않게 된다. 또 경복궁을 배경으로 한다면 세종대왕이 경복궁에 가까이 있어야 하지만, 선후를 따지면 왕이 장군보다 앞에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황 담당관은 “자문위원회에서 많은 의견을 수렴해 2월까지 최종 방안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은 1968년 애국선열 조상(彫像) 건립위원회가 제작했다. 당시 세종대왕 동상을 광화문에 세우려고 했으나 박정희 대통령의 의지로 이순신 장군 동상이 들어섰다고 한다. 대신 세종대왕 동상은 역사적으로 별로 관련이 없는 덕수궁으로 옮겼다.  강갑생·

김경진 기자

◆광화문 광장=서울시가 총사업비 415억원을 들여 광화문~세종로 사거리~청계 광장에 만드는 길이 740m, 폭 34m의 문화 공간. 옛 육조거리가 재현되고 바닥분수 등이 설치된다. 지난해 5월 착공해 올 7월 완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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