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시민대토론회>6. 이한동 신한국당 고문 - 움츠러든 색깔론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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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한동(李漢東)고문이 내건 기치는 보수(保守)다.“정치지도자들의 사상검증이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우익과 안정희구층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발언은 경쟁자들에게 사상시비를 거는'색깔론'으로 비쳐졌다.실제로 이회창(李會昌)대표와 이수성(李壽成)고문측은“검증도 안된 색깔론을 퍼뜨리는 것은 매카시즘적 발상”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李대표의 경우 부친이 해방직후 반공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가 공소취하된 적이 있다.이수성고문의 경우 그의 부친은 한국전쟁때 납북됐다고 한다.

이한동고문은 토론회가 시작되자 마자 색깔론 문제로 궁지에 몰렸다.“사상검증론을 얘기한 저의가 뭐냐”“이한동고문이 李대표와 이수성고문을 겨냥했다는 언론보도에 어떤 항의도 하지 않은 것은 색깔론으로 조성된 상황을 즐겼기 때문 아닌가”등 송곳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한동고문은“극히 일반론.원론적인 입장에서 한 얘기”“언론이 확대해석했다”는등의 답변으로 비켜갔다.

그는“색깔론을 일으키기 위한 정략적 생각은 결코 갖고 있지 않다”는 다짐과 함께“황장엽(黃長燁)리스트가 나오더라도 과거 권위주의 정권처럼 정치에 이용해선 안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는“지도자에 대한 사상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색깔론은 해명하되 보수층은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색깔론으로 잠시 피해를 보았던 李대표나 이수성고문측은 이한동고문의 이같은 설명에“그만하면 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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