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장터>청주시내 도심 금은방 잇달아 옷가게로 전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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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충북 청주시내 중심가 금은방들이 경영난 때문에 잇따라 신세대를 겨냥한 패션의류점으로 전업하고 있다.

청주시상당구 남문로1가와 2가.지금은 없어진 옛청주읍성 남문앞(국민은행) 성안길과 남사로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신부들의 발길로 붐비는 곳이었다.이곳에는 한복가게와 결혼상담소.고급미용실.결혼준비대행업체.사진관등 결혼관련 가게들이 밀집해 있어 청주에서 결혼한 사람치고 이곳을 다녀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청주에서는“혼수준비는 남문로에서…”라는 말이 상식처럼 돼버렸다.특히 30곳이 채 안되는 이곳 주변의 금은방은 2년전만 해도 청주시 전체 2백여군데의 금은방에서 거래하는 금의 30%가량을 거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 금은방들은 지난해말부터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해 지금까지 옷가게로 전업한 곳은 금보당.정확당.대우금방.제일금방.백금당등 5군데에 이른다.이들 가게는 신청바지나 고급숙녀복을 취급하는 매장으로 바뀌었다. 매장의 내용이 바뀐 것은 임대료도 내기 어려울 만큼 귀금속경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이곳은 청주시내 최고의 금싸라기땅으로 15평정도인 1층 점포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4백만원에 이른다.금은방들은 2~3년전만 해도 그럭저럭 수지를 맞출 수 있었으나 요즘은 재산보유 수단으로 금붙이를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혼수도 가전제품이나 내집마련등 실속위주로 하는 경향이 높아져 귀금속예물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게다가 10년전만해도 80여개에 불과했던 변두리 금은방들도 2백여곳으로 늘어나 중심가 금은방의 수요 격감에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청바지가게로 전업한 김진성(金眞成.50)씨는“옷가게가 수입면에서 예전보다 훨씬 낫다”며“알고 지내는 금은방 가운데 10여군데가 전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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