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誌.일본 스즈키社 충돌- 컨슈머리포트 발표후 年 판매대수 8만대서 5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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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일본 자동차메이커 스즈키가 미국의 영향력 큰 소비자정보지 컨슈머리포트를 상대로 단단히 한판싸움을 벌일 태세다.

스즈키사는 최근“지난 88년 컨슈머리포트지가 우리의 지프모델중 하나인 사무라이에 대해'급커브 때 넘어지기 쉽다'고 평가했던 것은 의도적인 테스트 결과였다는 증거를 찾아냈다”며 컨슈머리포트지를 발행하는 컨슈머유니언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내에서의 스즈키 사무라이 판매대수는 87년 8만1천대를 넘었었으나 컨슈머리포트의 평가가 나간 이후 88년 5만4천대,89년 5천대로 뚝 떨어졌다.

스즈키측은 당시'사무라이가 뒤집어지기 쉽다'던 테스트 결과는 차가 뒤집어질때까지 일부러 비정상적인 실험을 반복했기 때문이라며 그 증거로 당시의 테스트 녹화테이프와 함께 관계자의 증언을 제시했다.

이 테이프에는 컨슈머리포트 직원들이 운전자에게 차가 균형을 잃게하라고 소리지르고,차가 마침내 두 바퀴로 서자 환호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또 증인으로 나선 전직 컨슈머리포트측 직원은“잡지 편집장이 테스트 엔지니어에게'만일 차를 뒤집을 운전자를 찾지 못한다면 내가 찾아주지'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컨슈머리포트 관계자들은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어떻게 의도적인 실험을 하겠는가”“두 사람이 번갈아 사무라이를 테스트했지만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다른 차들은 사무라이같지 않았다”는등의 말로 응수하고 있다.

스즈키는 이미 지난해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이 일을 걸어 컨슈머리포트지를 고소해놓은 상태. 또 미 고속도로안전국은 지난해 사무라이의 안전테스트를 자체실시,“전복위험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었다.

스즈키와 컨슈머리포트간의 이번 싸움이 어떤 결말을 낼지 두고봐야겠지만 만일 스즈키가 제시한 증거들이 옳다는 결론이 난다면 컨슈머리포트지의 권위는 땅에 떨어질 판이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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