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영국 총선 하원의원 출마 히스 前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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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내 정치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에드워드 히스 전영국총리가 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5년 임기의 하원의석을 향해 정력적으로 뛰고 있다.

런던 교외 켄트주 벡슬리.인구 8만8천여명의 소읍(小邑)이 그의 선거구다.히스 전총리는 이곳에서 이미 14번이나 당선,47년간 의원생활을 했다.

그가 처음 하원의원이 됐을 때 존 메이저 현총리는 7세였다.그가 다우닝가 10번지(총리관저)의 주인이 됐을 때 토니 블레어 노동당수는 아직 고등학생이었다.그와 정치를 같이했던 사람들은 이미 고인이 됐거나 아니면 오래전 현실정치에서

은퇴했다.이번 총선에서 그와 맞서 싸우는 상대당 후보들 역시 손자뻘이다.노동당 후보 41세,자민당 후보 36세다.그동안 히스 전총리도 많이 늙었다.허리는 굽고,코는 붉고 실핏줄이 드러났으며 손가락 마디는 굵어졌다.다리 힘도 예전같

지 않아 자동차를 많이 이용한다.그런데도 호별방문을 정력적으로 벌이고 있다.

히스 전총리는 주위사람들에게 왜 상원에 들어가 점잖게 노후를 보내지 않고 하원의원을 고집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답한다.“정치는 하원이다.하원은 바로 나며,내 인생이다.”

옥스퍼드대 바이올 칼리지에서 공부한 그는 포병대령으로 2차대전에 참전했으며,전쟁 발발전인 1937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유명한 나치전당대회를 지켜봤던 살아 있는 영국의 현대사라고 할 수 있다.'위대한 노인 정치가'히스 전총리는 이

번 총선이 결코 자신의 마지막 선거가 아니며,자신은 다음 총선에도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런던=정우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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