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 총재 “4분기 경제 마이너스 성장 추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2월 31일 신년사에서 “9월 이후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2008년 4분기의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월드컵 이후 경기가 빠른 속도로 나빠졌던 2003년 1분기(-0.4%) 이후 처음이다.

그는 “새해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심화되고 세계경기의 침체로 수출 신장세도 현저히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한은은 새해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잡았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 성장률이 1.9%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나온 수치로, 글로벌 성장률이 이 가정치보다 떨어지면 우리의 성장률도 1%대로 하락한다는 얘기다. 금융연구원 등 대부분의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내년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새해엔 기업도산이 크게 늘면서 투자가 중단되고 우수 인력이 사장돼 성장동력의 근간이 훼손될 것”이라며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기준금리를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현재 3%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한은의 자금 공급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총액한도대출 등을 적극 활용해 원활한 자금흐름을 유도하고, 은행이 자본을 늘리는 데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