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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컷>낯뜨거운 짝짓기 프로 '사랑의 스튜디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사례1:“××씨는 해변에서 흰색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적이 있나요?”“해변에선 입어본 적 없지만 (속옷으론) 평소엔 즐겨 입어요.”

사례2:남-“첫날밤 가장 걱정되는 일은 무엇입니까?”

여-“속궁합이 안맞을까봐 걱정돼요.”

심야시간 전화방에서나 이뤄질 법한 이같은 대화는 온가족이 지켜보는 일요일 오전 10시 방영되는 MBC'사랑의 스튜디오'출연자간의 대화내용이다.청춘남녀의 건전한 만남을 주선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 프로는 음란하기까지 한 내용으로 불쾌감을 주고 있다.

이 프로의 코너중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남녀 한쌍씩 노래를 부르고 가장 호흡이 잘 맞은(?) 한쌍에게 데이트비 40만원을 주는'가자! 록카페'.

대부분 분위기를 띄우는 댄스곡이나 트로트를 부르기 때문에 춤은 필수다.트로트를 부르며 여자 파트너의 어깨를 감싸 안는 남자,거의 밀착된 채로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대는 출연자들은 휴일 아침 프로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출연자의 발끝에서 머리까지 더듬어 올라가는 카메라까지 가세해 멀쩡한 미혼여성을 야릇한(?)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또 얼굴을 공개하기전 여자출연자에게'첫 키스 후에는 무엇이라고 말하겠습니까'등 이성교제에 대한 몇가지 시덥지 않은 질문을 던져 점수를 매기기도 한다.

옛말에'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잔,못하면 뺨이 석대'라고 했다.상대를 알기 위한 대화가 고작 성(性)이나 남녀관계에 대한 것에 국한되고 춤.노래등을 통한 짝짓기를 고수한다면 앞으로 이 프로의 제작진은 술먹는 일보다 뺨맞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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