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일거리>보령 장고도 어촌계장 편삼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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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나도 한때 허영심에 빠져 도시를 전전했지만 이젠 고향에서 열심히 일하고 뼈도 이곳에 묻겠습니다.”

충남보령시오천면장고도리 편삼범(片三範.39.사진)어촌계장.그는 도시에서의 방황을 뒤로 하고 고향마을을 잘사는 어촌으로 일구는데 앞장서 왔다.그결과 片씨가 중심이 된 장고도어촌계(계원 68명)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새마

을운동중앙협의회로부터'올해의 일하는 보람상'중'활기찬 마을'부문 본상을 받았다.계원들이 힘을 합쳐 3백34㏊의 공동어장에서 해삼.전복등을 길러 지난해 가구당 평균 3천7백여만원의 고소득을 올린 것이 크게 평가받았다.계원들은 2천만원

의 상금도 받아 마을 공동경조비에 보태기로 했다.

면적 1.71평방㎞에 81가구(2백78명)가 사는 장고도도 80년대말까지만 해도 다른 농어촌지역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片씨등 마을 지도자들이 힘을 합쳐 공동어장을 개발,도시 못지않은 소득을 올리자 최근에는 도시로 나갔던 20~30대 젊은이 20여명이 고향으로 돌아와 장고도는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片씨는“일자리가 없어 노는 사람이 많다는게 이해가 안가요.우리 동네는 일손이 너무 부족해 70세가 넘은 노인들까지 모두 바다에 나가 일을 하는데…”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본격적인 고기잡이철이 닥쳐 육지에서 일꾼을 구하려 해도 필

리핀인 불법체류자등을 빼고는 일당 5만~6만원을 받고 오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신문이나 TV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실업자가 많아 문제'라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의아하다는 그는 “젊은이들이 객지에서 방황하지 말고 자기가 나서 자란

고향을 위해 땀을 흘리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권한다. 〈장고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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