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있는공간>베란다 한쪽에 옷장 - 서울 송파구 이은정씨 아파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옷장을 베란다로 몰아냈다.

서울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34평형)에 사는 이은정(35)씨네는 집안을 아무리 둘러봐도 장농을 찾을 수 없다.지난 1월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시집올 때 가져온 장롱을 처분했기 때문.대신 훌륭한 수납공간을 새로 만들었다.그곳은 바로 1평 남짓한 베란다의 한 구석.문짝도 새로 달고 선반과 봉도 새로 달았더니 그 많은 옷과 장농속에 두었던 이불 8채도 함께 수납할 수 있었다. 〈사진〉

“넓지 않은 실내에 베란다 한쪽이 항상 비어있어 어떻게 사용할까 궁리하다 그곳에 옷을 두면 좋겠다 싶어 실행에 옮겼죠.유난히 습기가 없어 방수처리도 필요없어 안성맞춤이었지요.만들어놓고 보니 공간활용에도 훨씬 여유가 생겼어요”라며 이씨는 만족해한다.

이씨는 딸 둘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자녀들의 공부방을 근사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그래서 올초 대대적인 집수리에 들어 갔다.안방을 두 딸의 공부방으로 꾸미고 자신들은 작은방으로 침대를 옮겨 신혼방처럼 새로 꾸몄다.그러나 걸림돌은 바로 장롱.생각끝에 이씨는 온갖 정이 다든 장롱을 과감히 버리고 베란다에 옷장을 꾸몄다.미술을 전공한데다 평소 집안꾸미기에 관심이 있었던 이씨는 이 공사를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나섰다.칠.도배.베란다공사 각각을 자신의 생각

대로 결정해 놓고 인부를 구해 공사한 것.그래서 공사비용도 당초 인테리어업체 예상치보다 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베란다 옷장 공사는 먼저 바닥에 마루를 새로 깔아 문짝.봉.선반을 달고 칠을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이쪽 공사에만 들어간 비용이 약 40만원 정도.

“작은방에 붙박이장을 설치할까도 싶었지만 어차피 장롱처럼 공간 차지하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포기했다”며“옷장이 구석에 있어 장롱처럼 옆에두고 쓸 수 없는 불편이 있지만 조금만 동선(動線)을 길게 잡으면 공간활용효과가 커진다는 점에 비중을 두었다”고 이씨는 자신만의'공간활용론'을 편다. 〈글=신용호.사진=최승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