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장 개혁파 司正칼날 - 제1 부총리 넴초프등 3大 독점기업 대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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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러시아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보리스 옐친대통령에 의해 제1부총리로 기용된 보리스 넴초프를 비롯한 소장 개혁파들이 러시아의 3대 거대 독점기업인 가스프롬(천연가스),통합에너지 시스템(전력),국영철도부(철도운송)에 대해 개혁의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이들 기업은 제1 대주주가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등 관료집단과 관련업계의 후원을 받아 정부의 감독을 받지 않고 사실상 독점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왔다.

또 이들은 막대한 매출이익에도 불구하고 각종 면세혜택을 받아왔다.그러면서도 막대한 세금을 체납해 국가경제에 해악을 끼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또 가격 산정도 자신들과의 관계에 의해 마음대로 싸게 또는 비싸게 해 원성을 사왔다.

실제로 통합에너지 시스템은 자신들과 친분이 없는 기업에는 두배나 비싼 가격으로 전기를 강요하는등 횡포를 부려왔다.그러나 지금까지는 그들의 배후가 워낙 막강해 어느 누구도 이들 거대 기업에 대한 개혁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했다

그런데 넴초프 제1부총리가 이와같은 독점기업의 폐해를 뿌리뽑아야겠다며“통합에너지 시스템의 운영을 국가가 직접 감독하고,전력이용 시스템을 수요자 위주로 바꾸겠다”고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반 체르노미르딘 총리파인 급진개혁주의자 아나톨리 추바이스 부총리도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아성인 가스프롬 사장에게'한달안에'자체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제출토록 지시한 것이다.

한편 이들 기업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체르노미르딘등 정치인들은 명분엔 찬성하면서도 이러한 개혁이 특정 거대기업에만 국한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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