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남 前한보철강 사장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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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용남(李龍男.사진)전한보철강 사장이 정치권로비의 한 주역이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와 정치권의'거래' 전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회의 김상현(金相賢)지도위의장은 11일 측근인 박정훈(朴正勳)의원을 통해“지난해 10월 李전사장을 만나 5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이미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김경재(金景梓)의원도 李전사장으로부터 각각 1천만원이하,50만원의 후원회비를 받았다고 털어 놓은 바 있다.

민주당 이중재(李重載)의원도 11일“지난해 부인 병원비 명목으로 두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을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잠복해 있던 李전사장의 로비실체가 베일을 벗기 시작한 것이다.

李전사장은 경남합천 출신으로 지난 90년 한보그룹 아산만개발사업본부장을 맡아 당진제철소 부지 매립단계에서부터 업무를 총괄한 인물.재계에선'마당발'로 소문나 있다.그런데 의문은 과연 李전사장이 국민회의 金의장등 이미 드러난 의원들에게만 돈을 건냈을까 하는 점.

이와 관련, 정가에서는'4월회'를 주목하고 있다.우연인 지 몰라도 李전사장으로부터 金의장이 돈을 받았다고 밝힌 朴의원,김원길.김경재의원 모두'4월회'회원이기 때문이다.

'4월회'는 4.19세대와 그 후진들이 4.19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든 모임으로 현재 회원수는 4백여명.안동일(安東壹)변호사가 고문으로 있고 회장을 이재후(李載厚)변호사가 맡고 있다.李전사장은 92년 창립때부터 지난 1월까지 5년여동안 부회장직을 맡았다.

李전사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보철강이 부도나기 하루전인 지난 1월22일 저녁'4월회'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부도전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이 모임에 참석한 이유를 두고 여러 억측이 나오고 있다.현재'4월회'의 정치권인사는 30여명.

신한국당에는 김덕룡(金德龍).현경대(玄敬大).하순봉(河舜鳳).이세기(李世基).김중위(金重緯).변정일(邊精一).서상목(徐相穆).이명박(李明博).이신범(李信範).이경재(李敬在)의원과 박찬종(朴燦鍾)고문등이 있고 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

비서실장도 회원이다.

국민회의에서는 朴.두 金의원을 비롯,조홍규(趙洪奎).신기하(辛基夏).이석현(李錫玄).양성철(梁性喆)의원과 정대철(鄭大哲)부총재등.경제계에서는 李전사장과 김봉조(金奉祚)마사회장.복진풍(卜鎭豊)환경관리공단이사장.장수홍(張壽弘)청구그룹회장등 다수의 유력인사들이 가입해 있다.오는 16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두하는 李전사장의 진술이 더욱 주목되는 것도 이런 때문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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