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국가' 첫 역주본 나와 - 박종현 교수, 그리스어 원본 상세 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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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철학서적 전문출판사인 서광사의 김신혁대표는 이번주 플라톤의'국가'를 내고 평소 거래하던 제본사로부터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항상 골치아픈 책만 내는 줄 알았는데 소설책도 있네요.지금까지 낸 책 가운데 가장 쉬운 책 같아요.”

그러나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철학에 약간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서양 고전중의 고전으로 미국 경제학자 갤브레이스가 인류문화유산 가운데 첫번째로 꼽을 정도.플라톤의 스승이 되는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철학에 대한

여러 논제가 대화식으로 진행돼 제본소 관계자가'소설'이라고 농(弄)을 걸었을 뿐.

사실 플라톤의'국가'는 국내에서도 여러 형태로 출간됐다.성균관대 박종현(철학과)교수가 새로 펴낸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리스 원어에서 직접 번역하고 여기에 전체 분량의 20%에 해당하는 상세한 역주를 달았다는 점.영국 옥스퍼드

대 출판부에서 나온'플라톤전집'을 토대로 10여권이 넘는 관련서적을 참고하며 꼼꼼하게 주석을 달았다.

또한 두고 두고 인용되는 번역본의 결정판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그만큼 학술용어의 선택에도 신중을 기했다.예컨대 흔히 사용하는'희랍'이나'그리스'라는 표현 대신'헬라스'(Hellas)라는 명칭을 택했고'국가'라는 제목 옆에'정체(政

體)'라는 한자를 병기했다.책 자체가 형이상학.윤리학.정치사상.교육론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며 세상의 명예와 물욕을 완전히 초월한'철인'(哲人)이 통치하는 이상적인 정치체제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

서광사는 앞으로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 저작 11종의 주석본을 계속 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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