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자가진단포인트>눈꺼풀 부으면 신장병 의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대부분의 질병에는 증상이 있다.몸에서 중대한 사안이 발생하면 조기경보체제가 가동되는 것.그러나 이같은 질병예고를 가볍게 생각하거나 어느 과를 찾아가야 할지 우왕좌왕하다 실기(失機)하는 경우가 많다.질병의 자각증상을 통해 의심할 수

있는 질병을 찾아내고,해당과를 찾아가는'질병자가진단 포인트'를 연재한다. [편집자]

출근길에“얼굴이 푸석푸석하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거울을 본 A씨(37).그렇지 않아도 요즘 부쩍 피곤한데다 소화가 안되고 눈꺼풀이 무거울 정도로 붓는 것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다.

소변검사 결과는 콩팥의 기능이 망가지는 만성신부전(腎不全).사구체라는 여과장치에 염증이 생겨 체내에 나트륨이 쌓이고,그 결과 소변량이 줄어들면서 수분이 축적되기 시작한 것이다.다행한 것은 그가 만성신부전을 초기에 발견,완치할 수

있었다는 것.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김형규(金亨圭)교수는“신장염이나 만성신부전의 경우 초기에는 눈꺼풀과 같이 피부가 얇은 곳에서부터 붓고,병이 진행되면서 다리에서 몸전체로 발전한다”고 말한다.

부종은 체중의 70%가 수분(체액)으로 이뤄진 인간에게 매우 흔한 증상.따라서 부종의 원인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간경변일 때는 혈액중에 알부민이라고 하는 단백질 생산량이 떨어져 복수가 차고,심장병일 경우엔 혈류량 감소로 인한 부종이,갑상선기능저하증등 내분비 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대사율이 떨어져 몸이 붓는다.

그러나 부종이 질병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증상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이어야 한다.예컨대 하루 체중변화가 6백~1천이상 되거나 양말자국이 깊이 패고,반지가 들어가지 않는 현상이 1주일 이상 계속될 때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특발성과 같이 대수롭지 않은 부종에 신장독성이 있는 이뇨제를 장복함으로써 병을 키우는 것.

金교수는“여성은 피하지방이 발달,수분조절 능력이 떨어져 쉽게 부종이 올 수 있다”며“몸이 부을 때마다 약에 의존하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신장이 손상된다”고 경고한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