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창·칼 강릉민속제 못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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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는 11~27일 열리는 2004 강릉국제관광민속제 전시품 가운데 최고의 볼 거리로 기대됐던 와신상담(臥薪嘗擔)의 고사에 나오는 실물병기인 '부차의 창'과 '구천의 칼' 전시가 무산됐다.

강릉시는 "자매도시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징조우(荊州)시가 당초 이들 실물 병기(兵器)를 민속제 행사에 전시키로 약속했으나 최근 해외 반출이 어렵다고 통보해 왔다"고 31일 밝혔다.

이들 병기는 오(吳)나라왕 '부차'가 자신의 아버지를 숨지게 한 월(越)나라왕 '구천'과의 전쟁에서 승리, 원수를 갚자 구천이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의 쓴 맛을 보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는 춘추전국 시대 고사에 나오는 것. 중국의 국보급에 해당하는 유물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최근 중국 언론들이 단오를 자신들의 명절이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강릉 단오제를 잇따라 비난하고 나서자 중앙정부가 이 실물병기의 해외반출을 막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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