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행수지 적자를 줄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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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행수지 적자폭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국제수지의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자 정부가 여행산업 경쟁력 제고대책을 내놓았다.올 들어 1,2월에만도 경상수지 적자의 11%에 이르는 6억1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하니 한가롭게

대처할 문제가 아니다.정부대책에는 관광호텔의 부담금 감면,골프장내 숙박시설 허용,외국대학 분교 국내유치 등 몇가지 전향적인 방안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할 것같다.

여행수지 적자는 내국인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만큼 외국여행객들을 끌어들이지 못해 발생한다.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외국 특유의 것에 대한 절대적 수요 때문이기도 하나 국내시설이 레저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도 큰 원인이다.소득의 증대

에 따라 골프.스키.해양스포츠 등 레저욕구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충족시킬 여건이 돼 있지 않다.따라서 여행수지적자 완화의 출발점은 국내 관광.레저시설의 확충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국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대만이나 동남아국가들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여행의 기본조건인 숙식비만 하더라도 서울은 세계 7위다.땅값도 비싸고 사치성 업소로 분류돼 각

종 영업규제가 존재하다 보니 호텔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세제지원과 규제완화 등 경쟁력을 갖출 여건을 만들어주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이와 함께 볼거리와 먹거리.살거리 등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확충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제주도에 골프장이 30개만 있으면 일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겠다고 하는 관광업자들의 소리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유학.연수에 의한 적자액이 여행적자 전체의 3분의1에 이른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조기유학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외국대학을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국내교육기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개혁을 가속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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