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프로선수들 매너는 아마추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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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일 원주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1라운드 나래-대우의 경기는 보기드문 명승부였다.마지막 순간 혼란스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했던 일진일퇴의 공방은 명승부라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더구나 종료 1.9초전,1백3-1백2로 뒤진 대우의 우지원이 중앙선을 넘어서며 다급히 던진 볼이 그림처럼 백보드를 퉁겨 림에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농구의 진수를 한껏 보여줬다.기적같은 장면에 선수와 관중은 환호했다.순간 심판진과

경기진행석은'노카운트'를 선언했다.우지원이 슛을 하기전에 이미 경기시간이 종료돼 노골이라는 것.

이에 대우측은 거칠게 항의했다.원정팀인 대우는 경기내내 모호한 심판판정에 불만이 누적돼 있던 터라 거세게 항의했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우 선수들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줬다.

흥분한 일부 선수들이 KBL 진행요원들에게“××놈”“×자식”등 갖은 욕설을 퍼부어댔다.'육탄전'일보직전이었다.또 갑자기 코트밖으로 뛰어나가 체육관 지하1층에 있는 나래구단과 KBL사무실로 몰려가 험악한'집단시위'도 벌였다.흥분한 관중이 던진 캔을 주워“경기를 똑바로 진행하라”며 경기진행석에 집어 던지기도 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경기를 관전했던 한 아주머니는“어떻게 프로선수들이 저런 행동을 보일 수 있나”라며 급히 자녀를 앞세우고 체육관을 빠져나갔다.심판 판정의 잘잘못은 KBL이 정한 절차에 따라 프런트와 벤치가 나서서 가리면 된다.선수들은 이들을 믿고 차분히 과정을 지켜보면 되고 설령 불만이 있더라도 감독등을 통해 전달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옳았다.물론 모호한 판정으로 대우측의 불만을 산 심판에게도 일단의 책임은 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들의 행동은 지나쳤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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