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성>서울 옴부즈맨대회 참석 벤포랏 이스라엘 감사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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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아버지는 늘 정직하고 바르게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또 모든 사람들이 인간다운 권리를 누리는데 있어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가르치셨지요.”

최근 서울에서 열린'아시아 옴부즈맨대회'참석차 서울에 들른 미리암 벤포랏(79.사진)이스라엘 감사원장은 자신이 정의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는 비결에 대해“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1918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벤포랏원장은 36년 이스라엘로 이민한 후 예루살렘 지방법원장.대법관.부대법원장등을 거쳐 88년 국회에서 감사원장으로 뽑혔다.이후 10년째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통령.국회의장과 더불어 이스라엘 3부요인의 한 사람으로 그의 공공기관에 대한 공정한 감사와 사정활동은 신망이 높다.

이스라엘의 감사원은 예산과 행정이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감사원 안에 우리나라의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해당하는 옴부즈맨위원회가 있어 감사원장이 옴부즈맨위원회장직도 함께 맡고 있다.

“감사원이 공정하게 그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정부.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벤포랏원장은“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는 국민 개개인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족이나 종교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모든 국민을 보살펴야 할 정부가 그 책임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이 바로 감사원의 역할이라는 것.이스라엘에서 일하고 있는 아랍인이 부친상 당했을 때 직장에서 휴가를 제때 주지 않아

장례에 참석하지 못할 형편에 처하자 감사원이 나서서 이를 해결해 주기도 했다.

고령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의 벤포랏원장은“건강유지 비결은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라며 젊은사람 못지않은 의욕을 과시했다.

사별한 남편과의 사이에 딸 하나를 둔 그는“남편과 가족들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일하면서 주부역할도 해낼 수 있었다”며“여성의 사회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탁아시설 확충.육아휴직등의 사회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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