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방과 후 학습 돕는 대학생 봉사 확산시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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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지역 대학생 1만여 명이 내년부터 방과 후에 초·중·고 학생의 학습을 돕는 교육봉사에 나선다. 서울시가 마련한 ‘대학생 동생 행복 도우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이나, 교사의 손길이 충분히 닿지 못하는 학습부진 학생에게 소중한 보충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정착돼 대학생 방과 후 학습지도 봉사가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학생 방과 후 학습지도 봉사활동의 성과는 이미 ‘방과 후 학교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해온 부산시교육청 사례에서 확인됐다. 올해 부산대 등 6개 대학 1154명의 대학생은 초·중·고생 3155명을 대상으로 주 2~3회 방과 후 학습지도를 했다. 교육청 분석 결과, 배우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고 학력 향상이 두드러졌다. 한 중학교의 경우 참여 학생 모두 성적이 올랐다. 소수를 대상으로 지도해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고 의문사항은 즉시 물어볼 수 있어 학습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진로 전반에 대한 상담이 이뤄져 학생들의 자신감이 커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학습지도 봉사활동 정착을 위해선 무엇보다 대학생의 적극적 참여가 관건이다. 대학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내년부터 봉사 교과목을 개설, 학점을 부여하기로 한 고려대 같은 대학이 늘어나야 한다. 학습지도 봉사로 학점을 딸 수 있게 되면 대학생 참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학이 나서 경제적 인센티브를 줄 필요도 있다. 부산대는 봉사 참여 학생에게 학기당 40만원의 수업료 면제 혜택을 준다.

봉사 대학생의 자질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의욕과 실력을 갖춘 대학생이 봉사에 나서야 양질의 교육이 제공될 수 있다. 부산에서 봉사 대학생 선발 때 서류전형에 필기시험까지 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봉사 분야도 기본학습 외에 예체능 특기·적성 지도와 상담·진학지도까지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그게 참여 학생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