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연금 사각지대' 줄지만 엄청난 재원 확보 문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공무원.군인.사립학교 교직원 등 3개 특수직 연금과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을 합해 20년만 되면 연금지급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연금 사각지대'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양쪽 연금 모두 재정이 부실한 가운데 여기에 필요한 추가 재원이 엄청날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특히 '저부담-고급여'체계인 양쪽 연금의 개혁과 병행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이견을 보이고 있는 연금지급 개시 연령, 유족연금이나 장애연금 포함 여부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왜 연계하나=양쪽 제도가 아주 달라 따로 놀고 있다. 보험료율이나 노후 연금액 등 기본적인 틀이 사뭇 다르다.

이 때문에 다른 쪽으로 직장을 옮기더라도 연금이 연계되지 않아 다른 연금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특수연금은 20년,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하지 않으면 연금을 못 받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매년 7만~8만명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난해 철도청을 민영화하려 할 때 노동조합이 국민연금으로 바뀌면 연금액이 줄어든다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문제는 없나=기획단은 지난 4월 3개 특수직 연금과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을 합산하되 기여한 만큼 각각 재정에서 연금을 지급하는 '연결 통산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특수직 연금 가입자로 인해 국민연금이 피해를 보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획단은 국민연금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연계가 쉬운 '소급적용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보다 한 사람이 20년간 받는 연금액이 현행 퇴직(반환) 일시금보다 두세 배 가량 많을 것으로 보여 각각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친다. 공무원 연금 15년(최종 소득 월 200만원), 국민연금 7년(월 176만원) 가입한 A씨가 받는 연금총액은 일시금을 받을 때보다 2.7배가량 많다. 이런 혜택을 보는 사람은 특수연금이 연간 4만~5만명, 국민연금이 2만8000여명으로 수적으로는 특수연금이 많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안종범 교수는 "이번 조치는 특수연금에 20년 이상 가입한 사람의 연금수준(퇴직 직전 3년 소득평균의 76%)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공무원.군인연금 등에 20년 이상 가입해 정상적인 연금을 받는 사람에 비해 20년이 안 된 사람의 연금액이 40% 줄어들어 이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또 양쪽 연금 가입기간을 합쳐 20년이 안 되는 사람은 여전히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신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