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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억 '송금 환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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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 조직이 적발됐다. 이 조직은 속칭 '환치기'계좌를 통해 4300억원가량을 입출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서울세관은 서울에서 원화를 입금하면 호주에서 미국 달러화로 찾을 수 있는 51개의 환치기 계좌를 개설한 뒤 1998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11만회에 걸쳐 4만7000여명의 불법 외환거래를 알선한 대형 환치기 조직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관세청은 환치기 조직원 가운데 정모씨를 구속하고, 농협지점장인 박모씨를 불구속 송치했으며, 주범인 호주 교민 조모씨 등 2명을 수배했다.

박씨는 불법 외환거래를 알선하고 국내에서 받은 수수료 4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또 환치기 계좌를 통해 무역대금을 송금한 이모씨 등 6명을 재산 국외도피와 관세법 및 외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관세청은 이 계좌로 입출금한 사람 가운데 재산의 해외도피, 마약.밀수 등 불법 거래, 도박자금 송금 등을 위해 환치기를 이용했거나, 반출신고를 하지 않고 1만달러 이상 거액을 송금한 사람을 정밀 조사 중이다.

이들 조직은 미화 1만달러 이상 송금해도 별도의 신고가 필요 없는 데다 송금 수수료가 싸다는 이유로 찾아온 의뢰인들에게 건당 5~20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불법 해외송금을 알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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