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장학회에서 관심끈 분야별 쟁점-콜레스테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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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관상(冠狀)동맥질환.서구인의 사망원인 제1위 질환으로 매년 50만여명에 달하는 미국인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전세계적으로도 매년 15%씩 환자가 증가,전국가의 총GNP중 3%가 이들

질환의 치료에 소요될 정도.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관상동맥질환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구촌 최대의 역병(疫病)으로 규정짓기도 했다.지난 15~20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제46차 미국심장학회엔 세계 각국의 심장전문가 2만여명

이 참가해 관상동맥질환에 관한 최신연구결과들을 발표했다.이번 학회의 하이라이트를 쟁점별로 모아 소개한다. [편집자]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과의 전쟁'.

이번 학회의 최대 주제어로 영양과잉시대를 살아가는 서구인들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관상동맥질환의 3대 위험요인은 ▶고콜레스테롤혈증(血症)▶고혈압▶흡연.이밖에도 비만.당뇨.스트레스.운동부족.고령(특히 남성)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이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을 고른다면 단연 고콜레스테롤혈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

통된 견해다.

학회장인 스탠퍼드대의대 리처드 폽 교수는“심장병 예방의 키워드가 바로 콜레스테롤 조절”임을 강조했다.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증을 낳고 동맥경화증은 관상동맥질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심장병사망률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상위 10%가 하위 10%보다 무려 4배이상 높다.미국인의 평균 콜레스테롤 수치는 2백10㎎/㎗.약물복용이 필요한 수치가 2백20㎎/㎗임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인 셈.

콜레스테롤에 관한 한 안전지대로 알려져 왔던 우리나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중년사무직 종사자들의 경우 평균 2백㎎/㎗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정상은 2백㎎/㎗미만).

콜레스테롤혈증의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특히 달걀노른자나 기름기 많은 육류,닭고기껍질,새우나 오징어가 좋지 않다.물론 운동이나 금연도 콜레스테롤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6개월 이상의 식이요법에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안전수준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약물요법이 따로 필요하다.

특히 유전적 원인에 의해 아무리 음식에 주의해도 나타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약물요법이 필수적이다.

이번 학회에서 가장 많은 연구논문들이 발표된 분야도 바로 콜레스테롤을 강제로 떨어뜨리는 약물요법 효능에 관한 분야.

결론은 증상이 없어도 고혈압환자가 매일 혈압강하제를 복용해야하듯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도 매일 콜레스테롤저하제를 복용해야한다는 것.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5개 국가에서 관상동맥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는 4천여명에게 대표적 콜레스테롤저하제 조코를 투여한 결과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42%나 감소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심장병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콜레스테롤의 위험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

하버드대의대 도널드 로이드존스교수와 코네티컷대의대 데이비드 실버만교수는“약물요법이 필요한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46%만이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애너하

임=홍혜걸 전문기자.의사]

<사진설명>

제46차 미국심장학회에서는 심장건강의 최대 천적인 콜레스테롤을 정복하기 위한 연구 결과들이 집중적으로 발표됐다.사진은 대회장에서 무료로 실시한 5분 콜레스테롤검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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