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요금 인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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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IPTV(인터넷 TV) 3사의 서비스 요금 경쟁이 불붙었다.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이 내년 1월 IPTV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21일 선발업체인 KT보다 요금을 낮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차세대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를 둘러싼 가격경쟁은 IPTV 업계 안에서뿐만 아니라 IPTV·케이블TV 업계 간에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IPTV 요금 등의 내용을 담은 이용 약관 승인신청서를 냈다.

방통위 측은 “두 회사의 기본형 서비스는 월 수신료가 KT보다 1000~2000원 싸며, 고급형 요금은 KT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서비스에 들어간 KT의 IPTV ‘메가TV 라이브’ 요금은 기본형이 1만6000원, 고급형이 2만3000원이다. SK브로드밴드는 월 1만5000원 안팎의 요금으로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문형비디오(VOD)만 이용할 경우 월 1만원 이하의 요금제도 검토 중이다. LG파워콤은 기업 공개 직전인 지난달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한 ‘유가증권 신고서’에서 IPTV 서비스 요금을 월 1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방통위는 두 회사의 이용 약관을 22일 전체회의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IPTV 요금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초고속 인터넷·유선전화 등과 묶어 요금을 낮추는 결합요금제도를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KT의 경우 3년 약정으로 ‘메가TV(IPTV 기본형)+메가패스(인터넷)’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월 3만원 정도다. 신용카드 할인이나 대리점 등에서 제공하는 서너 달 무료 혜택까지 포함하면 실제 요금은 이보다 낮아진다.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도 초고속 인터넷과 결합한 저렴한 요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도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HCN은 100개 이상의 TV 채널과 광랜을 묶어 3년 약정 가입 때 요금이 지역에 따라 월 3만7000~4만원이다. 넉 달 무료 혜택도 준다. 국내 1667만 가구 가운데 케이블TV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각각 1500만 가구다. 케이블TV를 통해 인터넷에 가입한 경우는 20%에 머문다. 가정마다 방송(TV) 따로 통신(인터넷) 따로 가입해 온 셈이다. 새해부터는 IPTV 도입으로 이 경계가 허물어질 전망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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