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로비 미국기업인이 주선 - 클린턴 만난 중국 신탁공사 왕쥔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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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의 대미(對美)정치자금 로비사건은 중국인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만든 일인가.그러나 미국기업이나 정치인들이 먼저 나서서 중국을 위해 로비를'주선해주는'사례도 적지않은 것으로 드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최근 중국국제투자신탁공사(CITIC)의 왕쥔(王軍.사진)회장이 지난해 2월6일 백악관에서 클린턴을 잠시 만났던 사실을 보도하면서 그가 돈으로 백악관에 접근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이 신문은 왕회장이 AK-47과

반자동 소총을 미국에 불법수출하는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폴리사(社)의 소유주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그러나 왕쥔은 16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클린턴과의 만남은 중국기업들을 뉴욕증시에 상장시키는 주간사증권사가 되기 위해 애쓰는 미국의 증권회사 레먼 브러더스사의 주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자신은 전혀 만날 생각도 없었는

데 레먼 브러더스 측이 강권했다는 것이다.레먼 브러더스의 워싱턴 책임자 어니스트 그린은 왕쥔이 클린턴을 만난 다음날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5만달러를 헌금했다.

CITIC는 거대한 기업군을 소유한 대표적인 중국기업이며 왕쥔은 중국 군부내 두터운 인맥을 가진 퇴역장성의 아들이다.중국이 미국을 아쉬워하는 것 못지않게 미국도 중국을 아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워싱턴=이재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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