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 최형우 고문 병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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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13일 오후 뇌졸중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신한국당 최형우(崔炯佑)고문을 찾았다.

崔고문이 누워있는 12층 병동은 5공시절인 83년5월 金대통령이 23일간 단식투쟁을 한 곳이다.병실은 다르지만 당시 崔고문은 물과 소금으로 버틴 金대통령을 옆에서 지켰다.이날 두사람은 반대의 장면이었다.

金대통령은 병상에 누워있는 崔고문의 손을 잡아 가볍게 흔들며 “崔의원,나요,나.빨리 일어나야지”라고 말을 건넸다.그러나 崔고문은 수면상태에 빠져 金대통령의 방문사실조차 모른채였다.金대통령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주치의 노재규(盧宰圭)신경과장은“崔의원이 자다가 깨다가 하는 상태”라며“지금은 잠든 상태라 대통령께서 방문한 것을 모르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盧과장에게“꼭 낫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고,崔고문의 부인 원영일(元英一)씨에게 “빨리 쾌차하도록 간병해 달라”고 말했다.

崔고문의 가족과 비서진은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金대통령이 이회창(李會昌)고문을 신한국당 대표로 지명했다는 얘기를 崔고문에게 하지 않았다.한편 金대통령 차남 현철(賢哲)씨도 13일 오전8시45분쯤 崔고문을 문병

했다.한보사태 이후 보름만에 모습을 드러낸 金씨는 박태중(朴泰重)씨등 수행원 3~4명과 함께 서울대병원에 도착,밀착취재하려는 기자들과 수행원이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입원실로 직행.

갈색 콤비차림의 金씨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최근 언론에 보도된 의혹에 대해 말해달라”“오늘 병원에 온 특별한 이유가 무엇이냐”는등 쏟아지는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의사의 절대안정 지시에 따라 金씨는 崔고문을 만나지 못하고 가족들을 위로한 뒤 40분만에 비상통로를 통해 병원을 빠져나갔다. 〈박보균.원낙연 기자〉

<사진설명>

김영삼 대통령이 13일 오후 뇌졸중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치료중인

최형우 고문을 방문해 崔고문의 부인 원영일씨와 악수하며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가운데는 딸 은실양. 〈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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