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대표 선임 감추자 강한 불만 - 청와대 성토장된 고위당직자 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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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회창(李會昌)고문이 신한국당 대표로 지명,통고된 12일 저녁 신한국당과 청와대간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대표기용설이 나돌았던 이한동(李漢東).김명윤(金命潤).이수성(李壽成)고문이나 김종호(金宗鎬)국회정보위원장등이 직.간접으로 지명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보도진은 물론 당직자와 의원들은 누가 새 대표가 될 것인가를 탐색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밤이 이슥한즈음 李고문의 대표유력설이 떠올랐지만 李고문은 물론 그 측근들의 행방이 잡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신한국당 당사 근처 음식점에서 이홍구(李洪九)대표 주재로 열린 고위당직자 고별회식은 청와대 성토대회 비슷하게 돼버렸다.이유는 새로 지명될 신임 당대표 때문이었다.

청와대 강인섭(姜仁燮)정무수석은 오후5시20분쯤 기자들에게“신임대표에게 이미 통보가 갔다.당에도 연락했다”고 말했다.

회식도중 이 소식을 전해들은 李대표는 물론 강삼재(姜三載)총장.서청원(徐淸源)총무.이상득(李相得)정책위의장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고 한다.

“나만 모르는게 아닌가”하는 의심 때문이었다고 한다.그러나 잠시뒤 아무도 통보받은 사람이 없다는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姜총장이 서둘러 청와대 姜수석에게 연락했다.응답은 30분도 넘어서 왔다.그나마“말할 입장이 아니다”는 것이었다고 한다.김용태(金瑢泰)청와대비서실장에게도 연락했지만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또다른 당직자는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도대체 당직자인 우리가 하루 전날까지 누가 대표가 될지도 몰라야 하느냐.떠나니까 이제 별볼일 없다는 거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철(金哲)대변인도“이러는게 아닌데…”하며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다.그 때부터 참석자들 사이에선 김용태실장과 강인섭정무수석에 대한 불만과 성토가 터져나왔다고 한다.

회식자리를 떠나며 徐총무는 이같은 사실이 민망한듯“李대표께서 워낙'자크'(보안을 잘 지킨다는 은어)여서”라며 알고 있지만 말해줄 수 없다는듯 얼버무렸다.그러나 정작 李대표는“허허”하며 헛웃음만 흘렸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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