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한마당>대전중구 '대들보합창단' 새 지휘자 정계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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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단원중에 음악전공자는 한명도 없는 순수 주부합창단이지만 활기와 열성만큼은 전문합창단 못지 않습니다.”

5일 대전시 중구청산하 대들보합창단의 새 지휘자로 취임한 정계숙(鄭桂淑.38.사진)씨.

대전 침례신학대 교회음악과에 출강하고 있는 鄭씨는“단원 50여명이 1주일에 이틀 있는 연습시간에 거의 빠지는 일이 없고 연습시간에도 한눈 파는 사람 하나 없는등 열의가 대단합니다”며 혀를 내두른다.

그동안 전문음악인으로 교회와 학교등 여러 합창단을 지휘한 바 있는 鄭씨는“대들보합창단은 실력면에서도 전문합창단 못지 않아 아마추어 수준을 크게 웃도는,잘 조직된 합창단”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鄭씨는 특히“대들보합창단의 지휘봉을 잡은 후 우리나라 주부들의 숨겨진 재능을 가슴으로 실감하고 있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대들보합창단은 오는 4월16일의 전국여성합창대회를 앞두고 맹연습중이다.

또 4월 중구청 벚꽃축제 참가를 첫머리로 8월의 열린음악회,10월의 대통령배 전국합창대회에 잇따라 참가할 예정으로 매주 2회,8시간동안 휴식시간도 없이 꽉 짜인 일정의 연습 강행군을 계속할 예정이다.

합창단은 나아가 올해는 레퍼토리도 늘려 합창곡 뿐 아니라 성가곡.가요.민요등 다양한 곡을 선정,연습시간이 지난해보다 더 즐겁다.

그러나 鄭씨는“주부들 스스로가 오랫동안 여성을 억압하는 분위기에 가위눌려 지내온 탓에 감정표현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합창연습을 통해 주부들이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포

부를 밝혔다.

鄭씨는“주부들이 열성을 가지고 하는 일에 작으나마 보탬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다른 주부들도 집안에만 갇혀있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적극 찾아나서 자신은 물론 이웃에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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