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식을줄 모르는 '아버지'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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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열풍은 실로 대단하다.지난 8월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줄곧 베스트셀러 1위 행진을 벌이고 있는 이 작품은 현재 1백20만부나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지난 1월말 1백만부 돌파를 기념해 문이당 출판사에서 마련한

'아버지에게 편지 보내기'행사에서도 그 열기가 그대로 나타났다.3일까지 이 출판사에 도착한 편지는 무려 4천5백통.어떤 날에는 하루에 5백통이나 몰리는 바람에 이를 정리하느라 출판사가 일손을 놓아야 하기도 했다.우리 모두의 아버지

사랑이 어느 정도 절절한지를 짐작케 한다.

어느 여성은 고개숙인 아버지의 모습을'나의 아버지의 그림자엔 목이 없다'는 서두로 아프게 풀어내고 있다.저세상으로 먼저 간 아버지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이 너무도 진솔하다.이 여성은 유학 떠나던 전날밤 화장실 변기를 붙잡고 물만 계

속 내려보내며 꺽꺽이시던 아버지가 그리울 때면 고의로 교통위반을 해 딱지를 떼인다고 한다.초보운전 시절 옆자리에 앉아 딱지 떼였다고 꾸지람하시던 아버지의 그 음성을 되살려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문이당에서는 이달중에 당선작을 결정하고 그 편지들을 묶어 가정의 달인 5월에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이 편지가 책으로 나오고 영화까지 개봉될 예정이어서 '아버지' 열풍은 더 휘몰아칠 것같다. 〈정명진 기자〉

<사진설명>

문이당 출판사의'아버지에게 편지보내기'행사에 쏟아진 편지들.우리

사회의'고개숙인 아버지'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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