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펀드 원금마저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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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러시아펀드도 8년 만에 다시 최악의 펀드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러시아펀드 19개는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76.26%를 기록했으며, 5828억원의 평가손실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펀드(773개)의 평균 수익률인 -51.58%에 비해서도 초라한 성적표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999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렸다. S&P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석유수출국인 러시아 정부의 수입이 줄고 있으며, 외국 자본 유출로 루블화의 가치가 급락해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데다 금융위기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는 5월 중순 사상 최고치인 2498.10까지 치솟았다 9일 현재 641.92로 74%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러시아 경제와 증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러시아펀드도 단기에 수익률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국가 신용등급 하향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국가 전반의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돼 증시가 반등 가능성보다는 조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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