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 연승 더는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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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야구는 육상으로 비유하면 '이어달리기'다. 선발 투수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홀로 달리기'는 거의 없다. 선발-중간-셋업-마무리가 적절한 순간에 바통을 이어받아 던진다. '타고 투저'가 유독 심한 올 시즌,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마무리투수의 활약에 따라 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프로야구도 그랬다. 마무리투수가 제 몫을 해준 현대와 LG는 웃었고, 한화는 '1번 주자'격인 선발투수 송진우를 구원으로 투입해 마무리까지 책임지게 하는 고육책 끝에 5연패에서 벗어났다. 반면 두산은 3, 4번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이재영과 구자운이 뒷문 단속에 실패하면서 손에 잡았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현대는 구원부문 1위 조용준(14세이브)이 더블헤더 1,2차전에서 모두 세이브를 올려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다. 현대는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6회까지 3-6으로 뒤지던 승부를 9-6으로 뒤집었고, 2차전에서도 6-3으로 이겼다. 현대는 1차전에서 5-6으로 뒤지던 8회 말 2사 만루에서 송지만이 짜릿한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 두산을 울렸다. 두산의 마무리 구자운은 8회 말 1사 만루에서 등판, 이숭용을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곧바로 송지만에게 초구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전날 이재영이 박진만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던 두산은 이날도 이재영이 패전투수가 됐고, 구자운이 결정타를 맞아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잠실에서 6연승의 삼성을 만난 LG는 1점 차에서 9회 초 등판한 마무리 진필중이 모처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 5-4로 이겼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승부에서 LG는 7회 말 이종열의 역전타와 마틴의 쐐기타로 승기를 잡았다. LG 이병규는 23경기 연속안타를 이어갔다. LG 이순철 감독은 "진필중이 구위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게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학에서는 한화가 6-3으로 앞선 6회 말 1사 후 선발요원 송진우를 구원으로 투입, SK의 추격을 막고 7-3으로 이겼다. 지난 22일 7이닝을 던졌던 송진우는 경기에 앞서 "연패를 끊어야 하지 않느냐"며 최일언 투수코치를 찾아와 자진해 구원 대기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송진우는 3.2이닝을 1안타.1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태일.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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