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식물 217종 목록 만들어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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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가시연꽃.돌매화.깽깽이풀.설악눈주목….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4천5백여 식물중 고유 자생종이거나 희귀및 멸종 위기에 내몰린 식물목록 첫머리에 나오는 이름들이다.

산림청은 최근 이들 식물을 포함한 2백17종을 특별관리 대상 식물로 선정,관리지침을 마련하는등 본격적인 보전작업에 나서기로 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들 2백17종 식물에 대한 목록화 작업은 식물 생태계 보전 역사에 없던 획기적인 수확으로 평가되고 있다.지금까지는 몇몇 기관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저마다의 기준을 적용,목록을 작성하는 바람에 보전대책 마련에 적잖은 혼란을 불

러왔었다.

이제 제대로 된 목록작성으로 보전대책을 세우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초자료는 정리된 셈이다.

목록화 작업을 주관한 임업연구원(원장 金泳達)은 우리 실정에 맞는 평가기준 체계를 먼저 만들었다.

여기에 일정기간 모니터를 통해 축적된 자료를 대입,보전대상과 우선순위를 결정했다.그리고 이 작업에 대한 보완책으로 식물학자등 전문가 40여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곁들여 대상 선정의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것이 이번 산림청 목록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목록에는 북한에서 발행한 식물도감등 문헌자료를 토대로 선정한 작은 황새풀.오리나무 더부살이등 북한 특산식물도 다수 포함돼 있다.그러나 문헌자료의 한계와 현지조사가 불가능해 해방 이후 식물생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참고추냉이 자생지를 강원도에서 발견하는등 의외의 큰 소득도 올렸다.

산림청은 이번에 작성된 목록을 토대로 올해안에 울릉도의 섬댕강나무등 멸종 위기식물과 전남 대흥사의 대흥란등 희귀.특산식물 40종에 대해 자생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해마다 1종씩을 정해 자생지 복원작업과 함께 종자수집.증식사업등도 지속적으로 벌인다는 계획이다.

중부임업시험장 이유미(李惟美.34)연구원은“식물을 외국에서 들여올때 원산지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식물자원화 시대가 곧 닥친다”며“우리 정원을 우리 식물로 꾸미기 위해 노루오줌.섬백리향등 관상적 가치가 뛰어난 자생종을 규격화하고

품종을 개량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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