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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공부] 예비 초등생 입학 준비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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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위가영(7)양은 요즘 엄마 김현진(33·서울 노원구)씨와 한자를 ‘열공’하고 있다. 위양이 배정받을 학교가 한자 교육을 강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다. 매일 한자카드로 공부하는 위양은 입학 때까지 천자문을 뗄 계획이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3개월 남짓 앞둔 예비 학부모들의 마음이 초조하다. 자녀가 학교에 잘 적응할지, 친구들에 비해 학습 진도가 뒤처지진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선배 엄마들은 “책을 많이 읽어 보내면 그렇게 불안해할 것은 없다”고 말한다. 석 달 동안 준비를 잘하면 학교 생활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배 엄마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지나친 선행학습은 역효과 선배 엄마들이 예비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한글이다. 초등 1, 5학년 자녀를 둔 김영민(35·인천 남동구)씨는 “한글을 모르면 수업 이해도가 떨어질뿐 아니라 알림장도 제대로 쓸 수 없다”며 “과제나 준비물을 챙겨가는 데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읽기·쓰기가 서툴면 수학 등 다른 과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게다가 요즘은 대부분의 학생이 한글을 떼고 입학하기 때문에 책을 잘 읽지 못하거나 받아쓰기 성적이 나쁘면 자신감을 잃고 학습에 대한 흥미마저 잃을 수 있다.

받침이 어렵지 않은 글씨를 읽고 쓸 수 있을 정도는 공부해야 한다. 한글을 소리내서 읽는 연습도 필요하다. 문자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듣는 과정에서 이해와 집중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학은 선행학습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이진주(39·서울 마포구)씨는 “수학은 학교 진도를 따라잡기 힘들 수 있어 미리 준비해두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다만 구구단을 외우는 등 지나친 선행학습은 금물이다. 수학 동화를 읽으며 원리를 재미있게 배우는 게 바람직하다. 두 자릿수를 읽고 쓰며, 한 자릿수 덧·뺄셈을 할 줄 알면 1학년 공부를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1학년 교과서를 한번 훑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고,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다. ‘읽기’ 교과서를 소리내 읽고 써보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김씨는 학교 생활에 관한 책을 읽어 두길 권했다. “학교는 재밌는 곳, 선생님은 존경할 대상, 친구들은 소중한 존재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미술 공부·노래 연습해 자신감 키워야 초등학교 입학 전 미술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다. 1학년 때는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 등 미술활동이 많다. 완성 후엔 작품을 교실에 전시하므로 미술 실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미술을 조금 배운 정도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이때 그림을 잘 그리게 하는 교육보다 아이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게 좋다. 예컨대 흙이나 모래를 많이 만져본 아이는 그 느낌과 쓰임을 알기 때문에 만들기 수업에 잘 적응한다.

최정은(37·경기도 분당)씨는 “음악 교육에 있어 피아노를 필수처럼 생각하지만 기본만 익히면 된다”며 “현악기나 관악기 등 아이가 잘할 수 있는 악기를 배우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잘할 수 있는 악기 한 가지 정도만 꾸준히 연습시키면 성취감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리코더는 음악 수행평가에 활용되기 때문에 배워두면 좋다”는 게 최씨의 조언이다. 여러 가지 악기 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음악 교육법이다.

최근 문화센터에서 노래 부르기 과정을 배우는 어린이가 늘고 있다. 노래를 잘 부르는 방법을 배우면 발성과 음이 정확해져 다른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데 자신감이 생긴다.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줄넘기 급수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어린이가 의외로 많은데, 줄넘기는 하루아침에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서툰 어린이라면 지금부터 꾸준히 연습할 필요가 있다.

‘안녕하세요’ 인사로 사회성 키워야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아이에게 사회성을 키워주고 싶다면 가정에서부터 사회적인 언어 사용을 해야 한다. 예컨대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하세요’ 등은 단순한 것 같지만 많이 쓸수록 좋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남 앞에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으면서도 물어보지 않고 귀가해 알림장 내용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어린이에겐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보게 한다. 기억력과 논리력 발달에 도움이 돼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오늘 친구들과 뭐 하고 놀았니?”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등을 물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도 어려워하면 먼저 그림으로 표현하게 한 후 설명하는 방법도 있다.

자기 물건을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런 것이 익숙지 않으면 입학 후 과제물 챙기기도 어렵다. 김씨는 “처음엔 아이가 30% 정도만 혼자 하도록 지도하고, 점차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비중을 높여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학년 때는 공부보다 학습·생활 습관을 기르는 데 힘쓰라는 게 그의 당부다. 이 또래는 발달 단계상 집단의식이 거의 없다. 이를 위해 집단 규칙에 대한 기본 개념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최씨는 “유치원 때보다 강화된 학교 규율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가 많다”며 “‘선생님이 너만 미워서 그러는 게 아니다’고 미리 이해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이찬원 기자

예비 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읽어보면 좋은 책

●초등학교 1학년 꼭 해줘야 할 61가지 중앙M&B 편집부·중앙M&B ●아이의 평생 경쟁력 초등 1년에 결정된다 허정은, 허필영·쌤앤파커스 ●학교에 가면 소중애·삼성출판사 ●자신만만 초등학교 입학 준비 윤종환·주니어 김영사 ●자신만만 1학년 양승현·아이즐 ●학교는 즐거워 해리엣 지퍼트·키다리 ●부모숙제 50가지(초등학교입학전) 김정애·영진미디어 ●나도 학교에 가요 유효진·청림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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