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게이트>김현철씨 검찰조사 응하기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1일 오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2남 현철(賢哲)씨가 결국 검찰에 출두했다.金씨가 검찰청사에 나오기까지엔 金씨가 한보의혹의 핵심이 아니냐는 국민여론과 金씨의 해명.반발이 맞서 검찰은 소환날짜 잡기에도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만큼 신경을 곤두세웠다.

지난달 23일 한보철강이 부도처리된지 하루만에 야당은“한보사태에 젊은 부통령이 관련돼 있다”며 金씨 개입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金씨는 같은달 25일 중앙일보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나는 한보사건과 무관하며 정보근(鄭譜根)회장과는 동창모임에서 얼굴만 스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金씨에 대한 시중의 의혹은 지난달 27일 검찰의 본격수사 착수이후 오히려 증폭돼 이달들어 국민회의.자민련 합동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거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金씨는 12일 측근을 통해“만약 내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히는 한편 국민회의측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조치를 취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검찰은 시종“뜬소문만 가지고(金씨를)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오다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12일“어떤 형태로든 金씨를 조사하겠다”고 중앙일보 보도진에 처음으로 조사 방침을 밝혔었다.이를 중앙일보가 단독보도하자

金씨는“전혀 조사받을 일이 없다”며 펄펄 뛰었고 당황한 검찰도 공식적으론 조사계획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하룻만인 14일 “증거를 제출하거나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통보해 주면 불러서 조사하겠다”며 다시 조사 방침을 비췄다.

대세에 밀리게 되자 金씨는 15일 “정권욕에 눈이 먼 야당과 특정음모 세력과 결탁한 수구언론에 대해 경고한다”며 음모론을 제기한뒤 薛.韓의원등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정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