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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불이 아니라 망각이 재난이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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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 18면

한국 사회가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기 힘든 이유는 뭘까. 마치 데자뷔처럼 후진국형 인재(人災)가 반복되고 있다. 5일 경기도 이천의 서이천물류센터 지하 냉장실에서 불이 나 인부 6명이 숨지고 건물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다. 올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냉동창고 화재가 발생한 지 1년이 채 못 된 시점이다. 더구나 같은 지역에서, 같은 종류의 재난이다. 올 1월 냉동창고 화재는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5일 화재는 마장면 장암리다. 두 곳 간 직선거리는 6㎞. 두 화재 모두 공사 중 불똥이 우레탄폼으로 튀고 샌드위치 패널로 번지면서 일어났다. 스티로폼 소재를 가운데 두고 앞뒤 쪽에 철판을 댄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가 날 경우 불을 끄기도 어렵고,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뿜는다. 값이 싸고 냉장ㆍ보온 효과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창고 건물 소재로 널리 쓰인다.

사진은 불에 타 흉물스럽게 변한 이천 물류창고 건물. 한파가 닥치면서 화재 진압 작업 때 뿌려진 물이 고드름으로 변해 마치 얼음 지옥을 연상케 한다.

글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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