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비서 북한인도 거부 시사-중국외교부 대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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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베이징=특별취재반]중국은 정치적 협상을 통해 남북한이 황장엽(黃長燁) 북한 노동당비서 망명요청 사건을 직접 해결토록 촉구.종용했다.

그러나 양측이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미국을 통한 북한과의 정치적 타협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외교부 탕궈창(唐國强)대변인은 18일 베이징(北京)국제구락부에서 열린 정례 뉴스브리핑에서 黃비서 망명처리와 관련한 중국의 방침을 묻는 질문에 대해“우리는 관련 당사국들이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라는 대국적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냉

정하게 대처하고 특히 합리적 방법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2,3,4,23면〉

唐대변인은 또“중국정부는 黃비서의 베이징 경유 사실에 대해 북한측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으며 黃비서가 중국체류시에도 중국내 숙소에서 머물지 않아(중국주권이 미치지 않는 북한대사관내 체류를 지칭) 자세한 상황을 파악치

못했다”면서“현재 黃비서와 관련한 사항들에 대해 적절한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측이 북한측의 사전통보를 받지 못한 점을 강조한 것은 黃비서가 한국측으로부터 납치됐으므로 그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는 북한측 주장에 대해 이번 사건 발생의 주요 책임은 북한에 있는 만큼 신병인도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김하중(金夏中)외무장관특보는 이날 낮 중국외교부측과 베이징 시내에서 오찬을 겸한 접촉을 갖고 북한측 태도 변화여부를 타진하는 한편 黃비서 망명처리를 위한 중국측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은 그러나 북한외교부대변인 발표의 진의를 파악중이라면서 남북한간 정치적 협상을 통한 해결을 거듭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베이징의 한 고위 소식통은“이번 사건이후 중국은 남북한 대화를 통한 해결입장을 줄곧 고수하고 있다”면서“중국은 이번 사건처리가 제2,제3의 황장엽사건이 발생토록 하는 선례가 돼서는 안된다는 원칙 아래 사건처리의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중국은 남북한 협상이 불가능할 경우 북한과 별도의 채널을 갖고 있는 미국이 개입해 한.미 양국이 북한과 정치적 타협을 하는 방안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이징 특별취재반>

▶전택원부장(통일문화연구소)

▶문일현 베이징특파원

▶유상철 홍콩특파원

▶이양수.진세근 국제부 기자

▶주기중.박순배 사진부 기자

<사진설명>

밤샘경비

중국 공안당국이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영사부 주변에 장갑차를

동원,밤샘경비를 강화한 가운데 테러진압 특수부대원들이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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